10/26-30영월,범양님집,대야미로
아침에 일어나 공동묘지밭으로 달려가 나머지 고구마를 호미로 캔다.
심한 가뭄으로 거의 포기상태이지만 그래도 호미를 들고 흙을 파내니
생각보다 잘 생긴 녀석들이 포기하지 않아 감사하다는 듯이
얼굴들을 내민다.
점심은 원주의 치악산자락으로 들어와 지인을 만나서 같이 먹는다.
고구마 배달도 할겸해서...
할일이 태산이지만 이런 여유를 배우고 싶다.
오늘 설사 고구마를 못캐서 낼 새벽에 서리가 내려 다 잃을 지라도
조급해 하지 않는 저 여유로움, 일년내내 일은 계속되고, 아니 평생해야 할 일들이 줄 서있다.
점심 먹고 차를 마시며 찻집을 둘러보고, 그림들을 감상하고...ㅎ
이것이 진정 사람의 살아가는 방법이 아닐까???
이렇게 농사를 지으면서 인생을 즐길 줄알고 행해야 하지 않을까??
밥도 먹고, 차도 마셨으니 일이 산재해 있는 강원도로 달려가자,
반기는" 행복한 영월"의 상징인물
밭으로 부지런히 달려가 지난주에 따면서 이번이 마지막 일수도 있을거란 방울토마토가 깍꿍하면서 나를 반긴다.
그 사이 일주일 만에 햇살은 최선을 다해 이들에게 베풀고 ,
이들 또한 최선을 다해 자기들 할 일을 끝까지 해 내고 있었던 것이다.
돈을 계산하지 않고 이것을 보내면 좋아할 사람들 얼굴을 떠올리며, 더 돈이 되는 것들도 뒤로 미루어 놓고
이 것에 먼저 마음이 가는 주인장
지난번에 옆집에 혼자사시는 어르신이 팔을 다쳐 들깨를 털지 못한다는 소릴듣고,
일주일 전에 털어놓고,포장으로 덮어놓았던 것들도 그 때 그대로
일손을 기다리고 있으니, 그것도 마저 손을 보고 어두워져 부지런히 집으로가 아니고
지인이전화를 받지 않아 지인의 집으로 간다.
지인의 집에서 수제비를 급조로 해서 배 터지게 먹고 다 같이 집으로 달려와
tv를 보면 고추 절임할 것을 손질하다 잠이든다.
자고 일어나니 빗님이 오신다.
정말 얼마나 반가운 빗님이신가?
이 가을에 김장밖에 도움이 안될지 모르지만
모두에게 간절한 비다.
점심에 식당을 개업하시는 분을 조언해 주시기 위해 초대를 해서 점심상을 차린다.
어디서 이런 멋진 상을 받아 보리요.
야채 샐러드만 해도 세가지이다.
비가 오지 않았으면 저녁엔 일찍 일을 마치고 접산에 가서 야영을 할 생각이었지만
하늘에 구름이 많아서 포기했다.
음력9월16일날이 일몰이 아름다우면서 달이 뜨는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고,
새벽에 달이 지면서 해가 뜨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꼭 봐야 한다고 했는데..
아쉽지만 접는다.
다음날 고추 손질을 마지막으로 마무리하고, 고구마 택배를 마무리하고
막차를 타기 위해 나오면서 공기리에 별장을 지으신 범양님댁에 고구마 배달을 갈겸
거기서 저녁을 먹기로 했는데...
삼겹살을 사 가지고 간다고 하니 왠지 신경이 쓰였다.
기우가 아니었다.
도착 시간은 6시가 넘었는데 도착하니 이제 밖에서 삼겹살을 구우신다고 난로를 피우시고, 숯불을 피우신다.
막차타고 가야한다고, 낼 아침 늦어도 아홉시 30분까지 대야미 주민센터에 도착해야 한다고 하니
낼 가라고 이 사람 저사람 내 첫차 시간표를 확인한다.
결국 맛난 삼겹살에 소주 ㅎㅎㅎ
아침 6시 20분 출발 , 영월에서 7시 버스 승차, 안양9시10분 도착,
안양역에 9시25분 전철타고 대야미 주민센터 45분도착
무사히 구술기록사 강의 준비와 강의를 듣는다.
오랫만에 지인고 만나 고등어 조림의 점심을 먹고,
대야미에서 산본철쭉동산으로 걸어본다.
날씨가 환상이다.
집에 와 부지런히 코디네이터 일지를 작성해 다시 주민센터로 가서 확인을 받아 군포평생학습원에 제출하고 ...
정말 오랫만에 욕조에 물을 받아 때를 밀고 나니 기분이 개운하다.
오랫만에 집에서 대청소도 하고 옷장 정리도 한다.
수리산 슬기봉도 오랫만에 오르니 코끝이 찡할 정도로 바람이 차갑지만 등에선 땀이 흐른다..
슬기봉에서 수도 사업소 방향으로 내려온다.
내일 또 길 떠나면 일주일 이상 집을 비워야 한다.
낼 사돈댁 결혼식 갔다가 상주로 가서 감깍기 체험? 일당벌기 노동을 한다.
돈을 떠나서 재미나고 싫지가 않다.
난 어떻게 살고 싶은 것일까??
돈도 안 벌고 최소한 의 비용으로 이렇게 발 가는 대로 마음가는 대로 살아도 되는 것일까??
저녁에 아들네 집에 지인이 주신 하은이 인형들을 갔다주고 하은이와 한시간 놀다가 집으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