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있으면서도 가깝게 지내지 못하고 소원하게 지냈던 감정들을 오늘에서야
깨닫고 후회하는 마음으로 참회하는 마음으로
백운산을 끌어 안으려 한다.
경기도 의왕시에 소재한 백운산은 내가 살고 있는 곳과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곳으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달려 갈 수 있는 곳이지만, 백운산이 주가 되어
올라보기는 처음인 듯하다.
어제부터 백운산을 가야 하나 수리산을 가야 하나 갈등이 되었다.
산이 문제가 아니라 양쪽 다 함께 하길 원하지만 그동안 본지도 비슷하게 오래된
사람들이다 보니 이쪽도 마음에 걸리고 저쪽도 마음에 걸리고....
다들 보고 싶은 사람들인데
시간의 무게로 재면 수리산 팀이 더 묵은지 같은 깊은 맛이 우러나고
알수 없는 힘으로 날 끌어당기는데....
수리산팀은 돌아오는 목욜에 콘서트에서 보면 되니 백운산팀으로 결정을 했지만
마음은 그래도 흔들린다.
왜냐하면, 아침에 눈을 뜨니 주말엔 오지 않겠다던 비가 부슬 부슬 내리니 또 다시 마음이 흔들린다.
비가 오는날 수리산팀은 가볍게 산책정도로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대야미에 버섯전집 아님
오리백숙이나 닭백숙으로 마음을 합쳐
가을비를 낭만삼아 점심과 동동주를 함깨 할수 있어서 마음이 더 땡긴다.
비가 옴에도 불구하고 백운산팀에 보고 잡은 얼굴들이 아른거려 발걸음을 재촉했었다.
고가도로 밑에 차를 주차하고 올라가기 시작하는 길에 우산과 우비를 챙긴다.
일곱명의 반가운 얼굴들이 함께 한다.
가을비 속에 초입부터 바람과 비와 고즈녁한 산길이 성큼 가슴속으로 밀려든다.
단아한 여인의 자태라고나 할까.
웅장하지도 사납지도 거칠지도 않은 그저 촌아낙의 단아함과
수수함이 곧바로 나를 사로잡는다.
수수함과 촌색시같은 수줍음이 배어나오는 소나무와 상수리나무 잡목들로 이루어진
오솔길은 한가로움과 더불어 조용히 내리는 가을비속에 흠뻑 나를 잠기게 한다.
비가 오는 탓인지 조용하고 한적한 오솔길은
우산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조차 귀기울여
들으니 가을에 가슴시린 여인네의 가야금 타는 듯한 아릿함이 배어 나오는 듯함에
주변에 지인들은 간데없고 산과 나와 가을비만이 동행하는 백운산이여!!!!
단풍이 물들어가는 시월 어느 날에 가난한 선비가 뒤짐을 지고 걸으며
중용의 도를 되새김질 하듯이
오는 시월을 맞이하는 마음의 준비를 하며 걷는 백운산의 오솔길들이 더없이
사랑스럽고 다정다감해짐에 내 마음이 고요해지고 평온을 만끽한다.
시골 촌아낙의 수수함이 지루할 둣하게 계속되지만 지루하지 않고 갈수록 매력과
깊은 맛으로 자꾸만 나를 매료시킴에 나는 감사함으로 깊이 끌어안는다.
지난주에 도봉산의 포대능선과 관악산의 연주대와 육봉이 몸에 배어 있어서일까
열정과 뜨거운 마음으로 열정을 다해 올랐던 짜릿함이 가셔지는 즈음에
아찔함도 짜릿함도 없지만 묵은지 같은 깊은 맛으로 백운산이 깔끔하게 나를 가을속으로
흠뻑 취하게 하니, "아! 행복하여라 "
하는 화려함보다는 "편하다. 고요하다. 안식이다. ..."
보잘것없지만 내집이 주는 안락함을 백운산이 준다.
지인들은 도란도란 수다로 정을 쌓아가고, 빗방울은 오락가락 운무와 안개로 백운산을
다 보여주기 아깝다는 듯이 살짝 모습을 아주 조금씩 보여주는 매력에 더 취한다.
백운산을 지나 바라산을 내려오는 길에는 손에 손에 밤주머니들이 하나씩 들려 있다.
하루가 아주 조용하게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