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를 하는 기분으로 고향 엄마에게 간다.
나쁜 년이다.
엄마를 찾아뵈는 일을 숙제처럼 ㅠㅠㅠ
방학이라고 나 나름으로 여기저기 다니면서
개학을 코 앞에 두고
엄마.고향에 갔다.
안마당에 포도가 익어가고
7월에 말끔하게 이발 한 듯 하던 밭은
온통 잡초들로 묵밥인 듯하다.
너무 덥고 힘들다.
엄마는 여기를 숙명처럼 버티며 지켜낸다.
변화를 감당하려 하지 않는다.
관내에 볼 수 없는 낙후된 거처.
주방을 입식으로 고쳐 보자고 했더니
역시 유지비를 걱정하신다.
자식들이 그 정도는 할 수 있는데...
엄마 모시고 나가 필요한 것 몇개 사고
냉면 집에 가서 물냉면을 곱배기에 가까운 것을 다 드시는 모습
7월에 왔을 때 보단 생기가 있어 보여 마음이 놓이지만
집 주변을 돌아보는 내 맘은 착잡하기 그지없다.
심란하기 짝이없다.
엄마의 마지막 만이라도 편안하게
마음의 응어리를 풀고 다 내려놓고
살다 가셨으면 하는 간절한 희망 소망. 기도이다.
올라오는 길 내 맘 만큼이나 심란하게
밀리고 밀려 무려 3시간 걸려 올라왔다.ㅠㅠㅠ